[독일 · 뮌헨 7] 올림픽공원인 줄도 모르고 지나갔다

뮌헨 여행기 · 7편
여기가 무슨 공원인지
모르고 걸었다.
목적지가 아니라
지나가는 길이었다.

전시장에서 나온 게 오후 5시쯤이었다.

전시장을 나와 공원으로 들어갔다

흐린 하늘 아래 공원 진입로와 나무들
공원 입구부터 흐렸다

건물 옆으로 큰 공원이 이어져 있었다. 이쪽으로 가면 다음 목적지 방향이라 그냥 들어갔다.

이 공원이 뭔지 몰랐다. 지도에서 초록색으로 표시된 넓은 구역이었고, 가로질러 가면 걸어서 다음 동네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만 알았다.

처음 본 건 지붕이었다

뾰족한 전망 타워와 곡면 지붕, 그 앞의 붉은 육상 트랙
트랙과 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상하게 생긴 지붕이 보였다.

투명한 지붕이 물결처럼 아래위로 굽이치면서 이어져 있었다. 기둥이 촘촘하게 서 있는 게 아니라 몇 개의 높은 마스트가 그물을 당겨서 지붕을 띄워놓은 구조였다.

그 앞으로 붉은 육상 트랙이 보이고 뒤로 뾰족한 타워가 서 있었다.

이 조합을 보고 그때 든 생각은 "여기 경기장이 있네" 정도였다.

길에 낙엽이 깔려 있었다

낙엽이 깔린 공원 길
낙엽이 깔려 있었다

7월 말인데 길에 낙엽이 꽤 깔려 있었다. 비가 오고 난 뒤라 젖은 낙엽이 아스팔트에 붙어 있었다.

나무가 아주 컸다

큰 나무가 늘어선 공원 산책로
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다

공원 산책로 양쪽으로 나무가 늘어서 있는데 굵기가 상당했다. 심은 지 수십 년은 된 나무들이었다.

이 공원이 원래 뭐였는지는 몰랐지만, 나무가 이만큼 큰 걸 보면 오래된 공원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지붕이 텐트처럼 생겼다

흐린 하늘 아래 전망 타워와 텐트 형태 지붕 구조물
텐트 같은 지붕이다
뮌헨 올림픽공원
Olympiapark München
개방 중
영업
공원 24시간 개방
가격
공원 무료 · 전망 타워와 개별 시설(수영장·스타디움 투어)은 유료
주소
Spiridon-Louis-Ring 21, 80809 München, Germany
1972년 뮌헨 올림픽 시설이 그대로 남았다. BMW 박물관·전시장과 지하철역을 공유해 반나절에 묶기 좋다

걸으면서 계속 그 지붕을 봤다. 각도가 바뀔 때마다 형태가 달라졌다.

텐트를 아주 크게 만들어 여러 개 이어 붙인 것처럼 생겼다. 굽은 부분과 늘어진 부분이 반복되는데, 그게 장력으로 계산된 형태라는 게 눈에 보였다.

마스트가 지붕을 잡고 있었다

텐트 지붕을 받치는 마스트 앞에서 찍은 사진
마스트 앞에서 한 장

가까이 가면 마스트가 보인다. 아주 높은 기둥에서 케이블이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 지붕 그물을 당기고 있었다.

건축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건 특별한 방식이라는 게 느껴졌다.

지붕이 위에서 눌러서 서 있는 게 아니라 옆에서 당겨서 떠 있었다.

다리 위에서 아래를 봤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고속도로와 차량 흐름
다리 위에서 내려다봤다

공원 안에 고속도로를 건너는 다리가 있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차가 여러 차선으로 빽빽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 공원은 도로 위로 다리를 놓아서 양쪽을 이어놨다.

공원 안을 걷다 보면 자기가 고속도로 위를 지나고 있다는 걸 모른다.

트랙이 있었다

붉은 트랙과 초록 필드로 된 육상 경기장
트랙이 붉게 남아 있다

그리고 육상 경기장이 나왔다. 붉은 트랙과 초록 필드가 있고 관중석이 둘러싸고 있었다.

트랙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문이 열려 있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깝다.

이 여행 뒤쪽에서 나는 프랑스 리옹에서 마스터스 육상 대회를 보러 가게 되는데,

그건 그 도시 숙소에서 만난 친구가 데려간 것이었다.

그때는 트랙에 관심이 없었고, 며칠 뒤에는 관심이 생겼다.

여행의 순서가 그런 식으로 어긋난다.

하늘이 계속 바뀌었다

두꺼운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는 하늘
구름 사이로 해가 났다

이날 오후에 하늘이 계속 바뀌었다. 두꺼운 구름 사이로 해가 비쳤다가 다시 가려졌다.

비 온 뒤라 구름이 낮고 두꺼웠다. 사진을 보면 몇 분 간격으로 하늘 색이 완전히 다르다.

공원을 빠져나왔다

가로수가 늘어선 길과 옆의 잔디밭
가로수 옆이 전부 잔디밭이다

공원 서쪽으로 나오니 가로수 길과 잔디밭이 이어졌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주거지였다.

그리고 이 길 끝에서 이날 가장 예상 못 한 곳을 만난다. 다음 편이다.

나중에 알게 된 것

이 공원은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 부지다.

그 텐트 지붕은 올림픽 때 새 방식으로 지은 스타디움 지붕이다. 지금은 콘서트장과 시민 체육 시설로 쓴다.

그리고 그 올림픽에서 선수단을 겨냥한 인질 사건이 일어났다.

나는 이날 그것도 모르고 걸었다.

사진에 남은 건 그냥 흐린 하늘과 트랙과 낙엽 깔린 길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같은 장소를 다르게 만든다. 나는 이날 이 공원을 지나가는 길로만 썼다.

공원 자체는 무료다. 입장료 없이 산책·조깅할 수 있고 잔디밭도 개방돼 있다.

유료인 건 전망 타워와 개별 시설(수영장·스타디움 투어)이다.

BMW 시설과 붙어 있다. 박물관·전시장에서 걸어서 공원으로 바로 이어진다.

지하철역도 공유하니 반나절에 둘을 묶는 게 효율적이다.

타워는 날씨를 보고 결정한다. 전망 타워는 도시 전체와 알프스 방향까지 보이는데, 흐린 날에는 값을 낸 만큼 안 보인다.

나는 흐려서 안 올라갔다.

언덕이 있다. 공원 안에 인공 언덕이 있어서 여기 올라가면 타워 요금 없이 스타디움과 도시가 보인다.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여름에는 행사가 자주 있다. 스타디움과 야외 무대에서 콘서트·페스티벌이 열린다.

일정이 겹치면 일부 구역이 통제되고, 반대로 운이 맞으면 무료 행사를 만날 수 있다.

뮌헨 올림픽공원 실전 정보

안내판을 안 읽고 지나갔다

이 공원은 그날 나에게 다음 동네로 가는 길이었다.

그래서 안내판을 읽지 않았고, 이 지붕이 왜 유명한지도 몰랐고, 트랙에 들어가 볼 생각도 안 했다.

그런데 한참 지나서 사진을 다시 보니 이날 사진이 꽤 좋다.

목적지로 갔으면 정문에서 사진 찍고 타워 올라가고 끝났겠다.

지나가는 길로 쓰니까 공원 안쪽 길과 낙엽과 다리 아래 고속도로가 남았다.

모르고 지나간 올림픽공원

다음 편에서는 관광지가 아닌 곳에 들어간다. 25분 동안 사진을 36장 찍었다.

뮌헨 · 13편 중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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