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뮌헨 10] 버거킹과 맥도날드가 나란히 있었는데 맥도날드로 갔다
맥도날드였다.
일부러 갔다.
궁전에서 숙소까지 돌아오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도착한 게 7시 반쯤이었다.
슈퍼에 다시 들어갔다

숙소 근처 슈퍼에 들어갔다. 이번엔 주류 코너를 봤다. 큰 병에 붙은 가격표를 몇 개 찍었다.
나는 술을 잘 못 마신다. 그런데 나라마다 술값을 봐두는 습관이 있었다.
술값은 그 나라 세금 정책을 보여주는 지표라서, 물가를 가늠할 때 참고가 됐다.
결국 산 건 과자였다

사서 나온 건 감자칩 한 봉지였다.
이 여행에서 나는 과자를 아주 좋아했다.
나라마다 슈퍼에서 그 나라 과자를 사서 걸어다니면서 먹었다.
이날 산 건 페퍼로니 맛이 나는 독일 칩이었는데, 봉지가 크고 값이 싸서 이런 게 배낭여행자에게는 최적이었다.
당시 내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은 하나였다.
칼로리가 높고 값이 싸면 산다. 탄수화물이 몇 그램이고 단백질이 몇 그램인지는 아예 안 봤다.
하루에 몇 시간을 걷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연비였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감자칩은 아주 좋은 식품이다.
숙소에서 사람을 만났다
숙소는 도미토리였다. 2층 침대가 놓인 방에 여러 명이 같이 쓰는 구조다.
그 방에서 사람을 만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서양 남성이었고 목걸이와 팔찌를 한 여행자 차림이었다.
그때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 여행에서 이런 만남이 계속 있었다. 두바이 사막 투어에서 만난 독일 청년, 로마 도미토리에서 만난 다섯 나라 친구들,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한국인 동생들. 그리고 그중 몇 명은 다른 도시에서 다시 만났다.
여행 중에 "우리 나중에 어디서 또 만나자"고 한 약속이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가 있었고,
그럴 때 여행이 갑자기 특별해졌다.
다시 나왔다

밤 9시 반쯤 다시 나왔다. 저녁을 안 먹었기 때문이다.
여름 유럽은 이 시간에도 하늘이 완전히 안 어둡다. 사진을 보면 하늘이 짙은 파랑이다.
동네가 조용했다

숙소 주변은 주거지였다. 붉은 벽돌 건물이 늘어서 있고 가로등이 켜져 있고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날 내 숙소는 중앙역에서 떨어진 데 있었다.
숙박비를 아끼려고 그렇게 잡았고, 그 대가로 뭘 먹으려면 걸어야 했다.
한쪽에 맥도날드가 있었다

큰길로 나오니 맥도날드가 있었다. 밤에 노란 간판이 멀리서부터 보였다.
반대편에 버거킹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버거킹도 있었다. 드라이브스루 표지까지 붙은 큰 매장이었다.
즉 나는 이 밤에 선택지가 두 개 있었다. 그리고 맥도날드를 골랐다.
왜 맥도날드였나
이 부분을 정확히 써두고 싶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패스트푸드에 간 게 아니다.
이 여행에서 나는 나라마다 맥도날드에 한 번씩 들어가는 걸 재미로 하고 있었다.
맥도날드는 나라마다 메뉴가 다르다.
그 나라에서만 파는 버거가 있고, 소스가 다르고, 세트 구성이 다르고, 감자튀김에 뿌리는 것도 다르다.
같은 브랜드인데 나라마다 다르니까 비교가 된다.
그러니까 이날 맥도날드는 가장 싼 선택이기도 했지만 문화를 하나 확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두 이유가 겹쳤을 때 사람은 잘 움직인다.
태권도 간판을 봤다

가는 길에 상가 간판을 하나 봤다. 태권도장이었다.
독일 주거지 상가에 한글이 아닌 로마자로 TAEKWONDO라고 적혀 있었다.
낮에 대학가에서 한식당을 봤고 저녁에는 태권도장을 봤다.
이 도시에 한국에서 온 것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메뉴판을 한참 봤다

매장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봤다. 사진과 이름을 하나씩 읽었다.
메뉴판 읽는 게 이 놀이의 절반이다.
우리나라에 없는 게 뭔지, 있는데 이름이 다른 게 뭔지, 세트가 어떻게 묶여 있는지를 본다.
나온 건 이랬다

주문한 게 나왔다. 버거와 감자튀김과 음료였다.
감자튀김이 우리나라 것보다 조금 굵었고, 케첩이 짜서 쓰는 용기로 나왔다.
버거를 열어봤다

버거를 열어서 사진을 찍었다. 상추와 치즈, 패티가 들어 있었다.
이게 이날의 저녁이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걸었고, 그 사이에 먹은 게 낮의 제육볶음과 감자칩과 이 버거다.
여행 중 패스트푸드, 실전 정보
나라마다 메뉴가 다르다. 같은 브랜드라도 그 나라에서만 파는 버거·사이드·소스가 있다.
독일 매장은 우리나라 매장과 세트 구성과 사이드가 다르다.
현지 한정 메뉴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 자체가 여행 기록이 된다.
늦게까지 연다. 유럽 도시의 식당은 생각보다 일찍 닫는다.
특히 관광지 밖 주거지는 밤 9시면 대부분 문을 닫는다.
늦게 도착했거나 저녁 시간을 놓쳤을 때 확실히 열려 있는 곳이 이 체인들이다.
화장실과 와이파이가 있다. 배낭여행에서 이 두 가지는 값을 매기기 어렵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앉아서 다음 일정을 정리할 수 있다.
숙소를 외곽에 잡으면 저녁 선택지가 줄어든다. 숙박비를 아끼면 그만큼 식당 밀도가 낮은 동네에 살게 된다.
나는 이 계산을 하고 외곽을 골랐고, 그 결과 이 도시에서 제대로 된 식당에 한 번밖에 못 갔다.
슈퍼 과자는 실제로 유용하다. 이동 중 끼니를 대체하려면 부피 대비 칼로리가 중요하다.
나라마다 다른 과자를 사서 걸어다니면서 먹는 방식이 값도 싸고 그 나라 걸 먹는 방법도 된다.
그날 먹은 것 중에 독일 음식은 없다
이날은 낮에 한식당, 저녁에 맥도날드였다. 그날 먹은 것 중에 독일 음식은 없다.
그리고 다음 날, 이 여행에서 딱 한 번 독일 음식을 먹는다. 그 한 번을 어디에 쓰기로 했는지가 다음 편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여행에서 딱 한 번 먹은 학센이 나온다. 사진을 1분 동안 열두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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