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뮌헨 6] 면허도 없이 남의 차 운전석에 앉아봤다

뮌헨 여행기 · 6편
운전대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면허가 없어서
시동은 걸어본 적도 없다.

박물관에서 길을 건너면 전시장이다. 이쪽은 무료였다.

오토바이가 줄지어 있었다

실내 전시장에 오토바이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다

들어가서 처음 만난 게 오토바이 구역이었다.

종류별로 한 줄로 세워져 있는데, 도로용부터 여행용, 경주용까지 형태가 다 달랐다.

여행용 오토바이가 특히 커서 놀랐다.

뒤에 짐칸이 두 개 달리고 앞유리가 사람 키만큼 올라와 있어서,

이걸 타면 몇 천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게 만들어놨다는 게 보였다.

영화 프로모션이 있었다

영화 포스터 앞에 전시된 검은 스포츠 오토바이
영화 포스터 앞에 세워뒀다

전시장 한쪽에 큰 비주얼이 걸려 있었다.

배우 한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몸을 눕힌 자세로 코너를 도는 장면이었고, 그 앞에 실제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당시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 프로모션이었다.

나는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코너에서 제일 오래 있었고 사진도 여기서 두 장 찍었다.

오토바이에 걸터앉은 자세로 찍었는데, 이날 사진 중에 표정이 제일 좋다.

한국에 돌아와서 이 영화를 봤다. 그 뒤로 나온 편들도 거의 다 봤다.

신차 구역으로 갔다

조명 아래 전시된 하늘색 소형 신차
조명을 받으니 더 하늘색이다

오토바이 구역을 지나면 신차가 나온다.

조명이 아주 강하고 바닥이 반사되게 마감돼 있어서,

차가 매장에 있는 게 아니라 무대에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늘색 소형차가 회전 조명 아래에 놓여 있었다.

박물관 잔디밭에서 본 옛 모델의 최신 버전이다.

같은 브랜드인데 크기가 거의 두 배 차이가 났다.

금색 차가 있었다

금색 스포츠 세단이 전시대에 정면으로 놓여 있다
정면으로 놓여 있어 다 보인다

그리고 금색 스포츠 세단이 전시대 정면에 놓여 있었다.

색이 진짜 금색이다. 노랗다기보다 금속 느낌이 나는 금색인데, 조명 아래에서 표면이 계속 색을 바꿨다.

천장에 큰 배너가 걸려 있어서 이게 그해 신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옆에 파란 같은 모델이 한 대 더 있었는데, 금색이 압도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앉아도 된다고 했다

금색 차 운전석 창문으로 밖을 향해 손을 내민 모습
창문으로 손을 내밀어봤다

여기서 놀란 게 있다. 차 안에 들어가서 앉아도 됐다.

문을 열고 앉아 있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막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놓은 공간이었다. 나도 앉았다.

앉아서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사진 중에 이런 게 세 장 연속으로 있다.

즉 재미있어서 여러 번 찍었다는 뜻이다.

벽에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두운 벽에 흰 글씨로 브랜드 문구가 적혀 있다
벽에 문구만 크게 적혀 있다

전시장 안쪽 어두운 벽에 흰 글씨로 브랜드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다.

조명을 낮추고 글자만 띄워놓은 구역인데, 매장이라기보다 전시 연출이었다.

핸들을 잡았다

자동차 운전대와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이렇게 생겼다

다른 차에도 앉았다. 이쪽은 실내가 넓은 차였고 시트가 베이지색이었다.

운전대 가운데에 로고가 있고 그 뒤로 계기판이 있고 중앙에 화면이 붙어 있었다. 버튼이 생각보다 많았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진

베이지색 실내의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잡은 모습
면허도 없이 앉아봤다
BMW 벨트
BMW Welt
지금도 무료로 연다
영업
전시장은 매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연다
가격
무료
주소
Am Olympiapark 2, 80809 München, Germany
지하철 U3 올림피아첸트룸역에서 바로 이어진다. 신차가 전시돼 있고 대부분 문을 열어놔서 운전석에 앉아볼 수 있다. 길 건너 BMW 박물관은 유료라 성격이 다르다

핸들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면허가 없다. 이 여행 때도 없었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필기만 붙고 실기가 남아 있다.

이 사진에 찍힌 사람은 운전대를 그날 처음 만져봤다.

그때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차 타는 건 너무 재밌다.

지금 다시 보면 이 문장은 좀 이상하다.

차를 탄 게 아니라 세워둔 차에 앉아 있었을 뿐이니까.

그런데 그때 내가 재미있었던 건 정확히 말하면 차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었던 것 같다.

살 수 없는 차, 몰 수 없는 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밖을 향해 손을 내밀고 사진을 찍는 일.

진흙이 묻은 오토바이

진흙이 묻은 랠리용 오토바이가 사막 사진 앞에 전시돼 있다
진흙이 그대로 묻어 있다

나오는 길에 한 대가 더 눈에 들어왔다.

사막과 흙길 사진을 배경으로 세워둔 랠리 오토바이였다. 진흙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번호판 대신 큰 숫자가 붙어 있었다.

이건 전시용으로 새로 닦아놓은 게 아니라 실제로 험한 데를 달린 차를 그 상태로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이날 본 것 중에 가장 솔직한 전시였다.

나오면서 위를 봤다

곡면 천장과 나선 통로로 이어진 전시장 내부
천장이 곡면으로 이어진다

나오면서 천장을 봤다.

지붕이 곡면이고 안쪽으로 나선형 통로가 층층이 돌아 올라간다.

통로를 따라 차가 배치돼 있어서 걸으면서 내려다보게 된다.

BMW 벨트 실전 정보

전시장은 무료다. 신차·오토바이·라이프스타일 전시는 입장료가 없다.

유료인 건 길 건너 박물관이다.

시간이나 예산이 빠듯하면 전시장만 봐도 볼 게 충분하다.

차 안에 앉아도 된다. 전시차 대부분이 문을 열어둔다.

운전석에 앉아 사진 찍는 것도 자유다.

다만 시동을 걸거나 조작하는 건 안 된다.

차량 인도 센터가 같은 건물에 있다. 이 전시장은 실제로 신차를 인도받는 공간을 겸한다.

운이 맞으면 유리로 된 인도 구역에서 새 차를 받아 나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신차 라인업은 계속 바뀐다. 전시차가 수시로 교체되니 특정 모델을 보러 가면 헛걸음한다.

오토바이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폭이 넓게 유지된다.

영화·게임 협업 전시가 종종 있다. 내가 갔을 때는 개봉 직전 영화 프로모션이 크게 들어와 있었다.

이런 기획전은 사전 공지가 잘 안 된다. 나도 가서야 알았다.

살 수도 몰 수도 없는 물건 앞에서

살 생각도 없고 몰 수도 없는 물건 앞에서 두 시간이 그냥 갔다.

여행 예산을 하루 몇 만 원으로 잡고 다니던 사람이

억대 스포츠카 운전석에 앉아 사진을 찍고 나오는 게 어색하지 않았다.

무료였으니까.

운전석에 앉아본 전시장

다음 편에서는 이 건물 옆 공원을 지나간다. 올림픽공원인 줄도 모르고 걸었다.

뮌헨 · 13편 중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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