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뮌헨 5] BMW 박물관에서, 차에 그림을 그려도 되는구나 싶었다
박물관에 세워놨다.
차종도 하나도 몰랐다.
공원을 나와 지하철을 탔다. 이날 유일하게 교통비를 쓴 구간이다.
가는 길에 슈퍼에 들어갔다

역 근처 슈퍼에 들어가 정육 코너를 봤다.
소분한 고기에 1유로대, 2유로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이 정도면 숙소에서 요리하는 사람은 정말 싸게 먹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취사가 안 되는 숙소에 있었으니 구경만 했다.
멀리서부터 건물이 보였다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멀리서부터 건물이 보였다.
원통형 고층 건물이 하나 서 있고 그 앞에 곡면 지붕을 얹은 커다란 전시장이 있었다.
이 자동차 회사의 본사와 박물관, 전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구역이다.
박물관 입구

박물관 외벽에 큰 로고가 붙어 있었다.
들어갔다. 이날 미술관 두 곳을 그냥 지나쳤는데 여기는 들어갔다.
이유를 굳이 대면, 미술관은 도록으로 볼 수 있고 차는 실물 크기가 정보인 것 같았다.
원통 네 개가 붙어 있었다

본사 건물 형태가 특이했다.
원통 네 개를 붙여놓은 모양인데, 이게 엔진 실린더 네 개를 뜻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회사가 자기 제품 구조를 건물 형태로 만들어놨다.
건축물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본 것 중에 차보다 건물이 더 기억에 남은 부분도 있다.
잔디밭에 옛 차가 놓여 있었다

건물 밖 잔디밭에 하늘색 소형차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아주 오래된 모델인데 지붕이 흰색이고 크기가 지금 차의 절반쯤이었다.
이 회사가 인수한 영국 소형차 브랜드의 초기 모델이다. 옆에 그 브랜드 역사를 다루는 특별전 안내가 붙어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봤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층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어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아래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나무로 만든 모터보트였다.
차 박물관에 보트가 왜 있나 했는데, 이 회사가 항공기 엔진에서 시작해서 보트 엔진도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옆에 빨간 오픈 레이싱카가 있었다.
차 문에 큰 숫자가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는데, 실제 경주에 나갔던 차라는 표시다.
회전 전시대에 세 대가 있었다

원형 전시대가 천천히 돌고 있었고 그 위에 세 대가 올라가 있었다.
빨간 스포츠카 하나, 녹색 클래식 오픈카 하나, 그리고 아주 초기형 오픈카 하나였다.
시대가 다른 세 대를 같은 판 위에 올려서 돌리니까 이 회사 디자인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한눈에 보였다.
녹색 차가 특히 멋있었다.
앞바퀴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있고 헤드램프가 그 사이에 따로 붙어 있는 구조인데,
요즘 차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다.
차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다 한 대 앞에서 멈췄다.
차 전체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노랑과 분홍과 파랑을 칸칸이 칠하고 그 위에 검은 점을 잔뜩 찍어놓은 레이싱카였다.
바퀴 휠까지 색을 맞춰놨다.
차체 옆에 작가 서명이 있었다.
이 회사가 여러 작가에게 차 한 대씩을 맡겨서 통째로 칠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오래 해왔고,
그 결과물을 박물관에 세워두고 있었다.
솔직히 그때 나는 이걸 보고 특별히 감동하지는 않았다.
차에 그림 그려놨네, 정도였다.
다만 차에 그림을 그려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차는 팔아야 하는 물건이니까 예쁘게 만드는 게 목적일 텐데,
팔지 않을 차를 한 대 만들어서 통째로 칠해버리는 발상이 그 회사에 있다는 게 신기했다.
가장 오래된 차 앞에서

박물관에서 제일 오래 본 건 클래식 세단 쪽이었다.
크롬 그릴이 세로로 촘촘하게 박히고 둥근 헤드램프가 양쪽에 달린 검정 세단이 있었다.
앞 범퍼가 얇은 금속 막대 하나고 펜더가 물결처럼 흘러 내려간다.
1930년대 후반 모델이었다.
이런 차를 사진으로는 여러 번 봤는데 실물은 처음이었다.
실물로 보면 생각보다 작다.
그리고 표면이 아주 반질반질하다.
옆에 탑이 하나 서 있었다

박물관을 나오니 옆쪽에 뾰족한 전망 타워가 하나 보였다. 올림픽 때 지은 타워인데 흐린 하늘에 혼자 서 있었다.
올라가지는 않았다. 전망대는 돈을 받으니까.
박물관과 전시장은 다른 건물이고 요금도 다르다. 브랜드 전시장(BMW Welt)은 무료로 신차와 오토바이를 보고, 길 건너 박물관(BMW Museum)은 돈을 낸다.
클래식카·아트카·역사 전시는 유료 박물관 쪽에 있다.
무료만 볼 생각이면 전시장, 옛 차를 보고 싶으면 박물관이다.
본사 건물은 들어갈 수 없다. 원통 네 개짜리 고층 건물은 실제 사무동이라 일반 관람 대상이 아니다.
외관 사진만 찍는다.
아트카는 상시 전시가 아니다. 작가들이 칠한 차는 순환 전시라 갈 때마다 다른 차가 나온다.
특정 아트카를 보려면 미리 전시 목록을 확인해야 한다.
올림픽공원과 붙어 있다. 박물관 바로 옆이 올림픽공원이라 한 번에 묶어서 보면 이동이 없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둘 다 있다.
차종을 모르고 가도 된다. 전시마다 라벨이 붙어 있어서 모델명과 연식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차를 전혀 몰랐는데 라벨을 보면서 돌았다.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볼 때도 그 라벨이 사진에 찍혀 있어서 무슨 차였는지 확인이 됐다.
BMW 박물관 실전 정보
면허도 없이 차 박물관에서 두 시간
면허도 없으면서 차 박물관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
운전을 못 하는데 차를 보는 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차에서 그 시대 사람들이 뭘 예쁘다고 생각했는지가 읽혔기 때문인 것 같다.
1930년대 세단의 물결 모양 펜더도, 팔지 않을 차에 통째로 그림을 칠하는 프로젝트도 그런 기록이다.
다음 편에서는 옆 건물로 넘어간다. 거기서 남의 차 운전석에 앉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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