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뮌헨 5] BMW 박물관에서, 차에 그림을 그려도 되는구나 싶었다

뮌헨 여행기 · 5편
차에 그림을 그려서
박물관에 세워놨다.
그때 나는 면허가 없었고
차종도 하나도 몰랐다.

공원을 나와 지하철을 탔다. 이날 유일하게 교통비를 쓴 구간이다.

가는 길에 슈퍼에 들어갔다

슈퍼마켓 정육 코너에 가격표가 붙어 있다
장보기 먼저 했다

역 근처 슈퍼에 들어가 정육 코너를 봤다.

소분한 고기에 1유로대, 2유로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이 정도면 숙소에서 요리하는 사람은 정말 싸게 먹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취사가 안 되는 숙소에 있었으니 구경만 했다.

멀리서부터 건물이 보였다

원통형 고층 건물과 그 앞의 곡면 지붕 전시장
원통 건물이 본사다
BMW 박물관
BMW Museum
개관 중
주소
Am Olympiapark 2, 80809 München, Germany
길 건너 브랜드 전시장(BMW Welt)은 무료, 박물관은 유료다. 클래식카·아트카·역사 전시는 유료 박물관 쪽에 있다. 아트카는 순환 전시라 갈 때마다 다르다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멀리서부터 건물이 보였다.

원통형 고층 건물이 하나 서 있고 그 앞에 곡면 지붕을 얹은 커다란 전시장이 있었다.

이 자동차 회사의 본사와 박물관, 전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구역이다.

박물관 입구

박물관 외벽에 붙은 큰 로고와 안내 문구
여기가 박물관 입구

박물관 외벽에 큰 로고가 붙어 있었다.

들어갔다. 이날 미술관 두 곳을 그냥 지나쳤는데 여기는 들어갔다.

이유를 굳이 대면, 미술관은 도록으로 볼 수 있고 차는 실물 크기가 정보인 것 같았다.

원통 네 개가 붙어 있었다

네 개의 원통이 붙은 형태의 본사 고층 건물
네 개 원통이 붙어 있다

본사 건물 형태가 특이했다.

원통 네 개를 붙여놓은 모양인데, 이게 엔진 실린더 네 개를 뜻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회사가 자기 제품 구조를 건물 형태로 만들어놨다.

건축물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본 것 중에 차보다 건물이 더 기억에 남은 부분도 있다.

잔디밭에 옛 차가 놓여 있었다

잔디밭에 전시된 하늘색 클래식 소형차
잔디밭에 그냥 세워뒀다

건물 밖 잔디밭에 하늘색 소형차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아주 오래된 모델인데 지붕이 흰색이고 크기가 지금 차의 절반쯤이었다.

이 회사가 인수한 영국 소형차 브랜드의 초기 모델이다. 옆에 그 브랜드 역사를 다루는 특별전 안내가 붙어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봤다

박물관 전시홀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나무 모터보트와 빨간 레이싱카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층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어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아래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나무로 만든 모터보트였다.

차 박물관에 보트가 왜 있나 했는데, 이 회사가 항공기 엔진에서 시작해서 보트 엔진도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옆에 빨간 오픈 레이싱카가 있었다.

차 문에 큰 숫자가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는데, 실제 경주에 나갔던 차라는 표시다.

회전 전시대에 세 대가 있었다

회전 전시대에 놓인 빨간 로드스터와 녹색 클래식 오픈카
회전 전시대가 돌아간다

원형 전시대가 천천히 돌고 있었고 그 위에 세 대가 올라가 있었다.

빨간 스포츠카 하나, 녹색 클래식 오픈카 하나, 그리고 아주 초기형 오픈카 하나였다.

시대가 다른 세 대를 같은 판 위에 올려서 돌리니까 이 회사 디자인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한눈에 보였다.

녹색 차가 특히 멋있었다.

앞바퀴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있고 헤드램프가 그 사이에 따로 붙어 있는 구조인데,

요즘 차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다.

차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노랑 분홍 파랑으로 칠하고 검은 점을 찍은 레이싱카
차에 그림을 그려도 되는구나

그러다 한 대 앞에서 멈췄다.

차 전체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노랑과 분홍과 파랑을 칸칸이 칠하고 그 위에 검은 점을 잔뜩 찍어놓은 레이싱카였다.

바퀴 휠까지 색을 맞춰놨다.

차체 옆에 작가 서명이 있었다.

이 회사가 여러 작가에게 차 한 대씩을 맡겨서 통째로 칠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오래 해왔고,

그 결과물을 박물관에 세워두고 있었다.

솔직히 그때 나는 이걸 보고 특별히 감동하지는 않았다.

차에 그림 그려놨네, 정도였다.

다만 차에 그림을 그려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차는 팔아야 하는 물건이니까 예쁘게 만드는 게 목적일 텐데,

팔지 않을 차를 한 대 만들어서 통째로 칠해버리는 발상이 그 회사에 있다는 게 신기했다.

가장 오래된 차 앞에서

크롬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가 달린 검정 클래식 세단
크롬 그릴이 반짝인다

박물관에서 제일 오래 본 건 클래식 세단 쪽이었다.

크롬 그릴이 세로로 촘촘하게 박히고 둥근 헤드램프가 양쪽에 달린 검정 세단이 있었다.

앞 범퍼가 얇은 금속 막대 하나고 펜더가 물결처럼 흘러 내려간다.

1930년대 후반 모델이었다.

이런 차를 사진으로는 여러 번 봤는데 실물은 처음이었다.

실물로 보면 생각보다 작다.

그리고 표면이 아주 반질반질하다.

옆에 탑이 하나 서 있었다

뾰족한 전망 타워가 흐린 하늘에 서 있다
전망 타워가 멀리 보인다

박물관을 나오니 옆쪽에 뾰족한 전망 타워가 하나 보였다. 올림픽 때 지은 타워인데 흐린 하늘에 혼자 서 있었다.

올라가지는 않았다. 전망대는 돈을 받으니까.

박물관과 전시장은 다른 건물이고 요금도 다르다. 브랜드 전시장(BMW Welt)은 무료로 신차와 오토바이를 보고, 길 건너 박물관(BMW Museum)은 돈을 낸다.

클래식카·아트카·역사 전시는 유료 박물관 쪽에 있다.

무료만 볼 생각이면 전시장, 옛 차를 보고 싶으면 박물관이다.

본사 건물은 들어갈 수 없다. 원통 네 개짜리 고층 건물은 실제 사무동이라 일반 관람 대상이 아니다.

외관 사진만 찍는다.

아트카는 상시 전시가 아니다. 작가들이 칠한 차는 순환 전시라 갈 때마다 다른 차가 나온다.

특정 아트카를 보려면 미리 전시 목록을 확인해야 한다.

올림픽공원과 붙어 있다. 박물관 바로 옆이 올림픽공원이라 한 번에 묶어서 보면 이동이 없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둘 다 있다.

차종을 모르고 가도 된다. 전시마다 라벨이 붙어 있어서 모델명과 연식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차를 전혀 몰랐는데 라벨을 보면서 돌았다.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볼 때도 그 라벨이 사진에 찍혀 있어서 무슨 차였는지 확인이 됐다.

BMW 박물관 실전 정보

면허도 없이 차 박물관에서 두 시간

면허도 없으면서 차 박물관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

운전을 못 하는데 차를 보는 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차에서 그 시대 사람들이 뭘 예쁘다고 생각했는지가 읽혔기 때문인 것 같다.

1930년대 세단의 물결 모양 펜더도, 팔지 않을 차에 통째로 그림을 칠하는 프로젝트도 그런 기록이다.

아트카가 있던 박물관

다음 편에서는 옆 건물로 넘어간다. 거기서 남의 차 운전석에 앉아본다.

뮌헨 · 13편 중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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