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 스톡홀름 7] 틸스카 갤러리, 은행가가 살던 집이 그대로 미술관이 됐다

스톡홀름 여행기 · 7편
이 섬에는 집이
두 채 남아 있다.
왕자가 살던 집과
은행가가 살던 집이다.

앞 편에서 유르고르덴 섬을 걸으며 왕자가 살던 집과 그 집 정원을 봤다.

섬 남쪽으로 더 걸어가니 담장이 하나 나왔다. 그 담장 안에도 집이 있었다.

이번에는 왕족의 집이 아니었다.

길가에 배너가 서 있었다

숲길 옆에 선 틸스카 갤러리 초록색 안내 배너, 저택 그림과 주인의 초상이 인쇄돼 있다
배너에 그 집 주인의 초상이 붙어 있다.
틸스카 갤러리
Thielska Galleriet (The Thiel Gallery)
지금도 같은 건물에서 미술관으로 연다
영업
11~4월 화~일 12:00-17:00 · 5~10월 화·수 12:00-17:00, 목 12:00-20:00, 금~일 12:00-17:00 · 월요일 휴관
가격
성인 160 SEK · 학생·65세 이상 140 SEK · 19세 미만 무료
주소
Sjötullsbacken 6-8, 115 25 Stockholm, Sweden
유르고르덴 섬 남동쪽 끝 블록후스우덴에 있다. 은행가 에르네스트 틸의 소장품을 걸기 위해 건축가 페르디난드 보베르그가 설계해 1907년에 완성했다. 정원에 비겔란·로댕·세르겔의 조각이 놓여 있고, 노르웨이 밖에서 손꼽히는 뭉크 소장처로 알려져 있다

숲길을 걷다가 초록색 안내 배너를 봤다. 틸스카 갤러리(Thielska Galleriet)라고 적혀 있었다.

배너에 그림 두 장이 인쇄돼 있었다. 하나는 흰 저택이고 하나는 배가 떠 있는 호수 풍경이었다.

아래쪽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의 초상화가 붙어 있었다. 그 집 주인이었다.

담장 안에 저택이 서 있었다

흰 담장 너머로 보이는 초록 띠를 두른 흰 저택
담과 나무가 집을 반쯤 가린다.

배너를 따라 들어가니 흰 담장이 길게 이어지고 그 안쪽에 저택이 보였다.

건물은 흰 벽에 초록색 띠를 두르고 있었다. 지붕은 낮고 창은 격자였다.

담장 밖에서 보면 집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무와 담이 반쯤 가려서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갈 만한 자리였다.

문 앞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번호가 붙은 아치형 문으로 두 사람이 자갈길을 밟고 들어가고 있다
옆 벽에 개관 시간이 걸려 있다.

아치형 문 위에 번호가 붙어 있었다. 옆 벽에는 개관 시간과 요금이 적힌 판이 걸려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앞서 두 사람이 자갈길을 밟고 들어가는 중이었다. 여름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관광 안내서에서 이름을 본 기억이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문 앞에 사람이 있었다.

정원에 조각이 서 있었다

건물 앞 화단에 놓인 청동 조각, 두 인물이 서로를 껴안고 웅크려 있다
비겔란의 작품이다.

들어가면 자갈 마당이 나오고 건물 벽을 따라 화단이 있다. 그 화단 앞에 청동 조각이 놓여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를 껴안고 웅크린 모양이었다.

구스타프 비겔란의 작품이다. 오슬로의 조각공원을 만든 노르웨이 조각가다.

이 정원에는 비겔란 말고도 로댕과 세르겔의 조각이 놓여 있다고 한다. 정원 자체가 전시장인 셈이다.

집주인은 은행가였다

받침대 위에 놓인 수염 기른 남자의 청동 흉상
이 집을 지은 은행가의 흉상.

건물 안에 들어가니 받침대 위에 흉상이 하나 있었다. 수염을 기른 남자의 얼굴이었다.

이 집을 지은 사람은 에르네스트 틸이라는 은행가다. 그림을 모으는 데 돈을 쓴 사람이었다.

건축가 페르디난드 보베르그에게 집을 맡겨 1907년에 완성했다. 설계 단계부터 모은 그림을 걸어둘 자리를 계산해 넣었다.

집이 곧 전시장이었다

유리 케이스 안의 작은 인형과 그 옆 금박 액자 그림
진열이 남의 집 거실에 가깝다.

안으로 들어가면 방과 방이 이어지고 벽마다 그림이 걸려 있다.

미술관처럼 넓은 전시실을 만든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살던 방 크기 그대로다. 그래서 그림과의 거리가 가깝다.

유리 케이스 안에 작은 물건이 들어 있고 그 옆에 금박 액자 그림이 걸려 있었다. 진열 방식이 미술관이라기보다 남의 집 거실에 가까웠다.

이 집에는 주인이 주고받은 편지의 원본도 남아 있다. 그림을 산 이야기, 화가와 나눈 말이 종이로 그대로 있다.

지금은 카를 라르손, 브루노 릴리에포르스, 안데르스 소른 같은 스웨덴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노르웨이 밖에서 손꼽히는 뭉크 소장처로도 알려져 있다.

왕자의 집과 은행가의 집

같은 섬에서 두 집을 반나절 안에 봤다.

한 채는 왕자가 살던 집이고 정원 끝에 풍차가 서 있다. 다른 한 채는 은행가가 살던 집이고 정원에 조각이 서 있다.

둘 다 지금은 미술관이다. 사람이 살던 방에 그림이 걸려 있고 마당은 개방돼 있다.

이 섬은 그런 집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쓰이고 있었다. 새 건물을 지어 작품을 옮기지 않고, 집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바뀌었다.

이 집에 가려면

섬 남동쪽 끝이라 시내에서 바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유르고르덴 안쪽에서 걸어가면 물가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다.

나는 섬을 도는 중에 걸어서 닿았다. 스칸센 쪽에서 남쪽 해안을 따라가면 한 시간쯤 걸린다.

  • 월요일 휴관 — 이 요일만 피하면 된다
  • 목요일 — 5월부터 10월까지는 저녁 여덟 시까지 연다
  • 정원 — 조각은 마당에 있어서 건물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본다

같은 섬의 발데마르수데와 묶어서 도는 사람이 많다. 둘 다 저택 미술관이고 걷는 거리에 있다.

이 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갔다. 길가

이 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갔다. 길가 배너에 적힌 이름 하나가 전부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스웨덴에서 좋은 미술관으로 꼽히는 곳이었다. 그날 내 동선에 이 집이 들어온 이유는 딱 하나였다.

걸어가는 길에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 찾아본 곳만 가는 여행이었다면 이 집은 지나쳤다. 계획 없이 섬을 한 바퀴 돈 것이 이날은 이렇게 남았다.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는데 보이면 또 들어가 보는 버릇이 그날 몇 번 더 나왔다.

스톡홀름 · 12편 중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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