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 모스크바 1]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궁전인 줄 알았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모스크바 여행기 · 1편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궁전인 줄 알았다.
'인민을 위한 지하 궁전'이라는 구호 아래
지어진 역이었다.

스무 개 나라를 넘게 돌고 나서 도착한 도시다.

웬만한 낯선 풍경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내린 지 몇 시간도 안 돼 그 생각이 뒤집혔다.

아테네 공항에서 밤을 새우고 탔다

그리스에서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가 아침이라 공항에서 밤을 보냈다.

아테네 공항에서 받은 탑승권
이 표를 받고서야 다음 나라가 실감 났다

의자에 앉아 새벽을 넘기고, 문 여는 시각에 맞춰 수속을 밟았다.

표를 받아 드니 그제야 다음 나라로 간다는 게 실감 났다.

기내에서는 계속 뭔가를 줬다. 앉자마자 사탕을 한 알 주더니 곧 식사가 나왔다.

기내에서 나눠 준 사탕 한 알
앉자마자 이것부터 줬다
트레이에 담겨 나온 기내식
샐러드에 요거트, 비스킷까지 딸려 나왔다

밤을 새운 상태라 나오는 대로 다 받아먹었다. 공짜라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열차 한 번

내린 곳은 도모데도보 공항이었다.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가 닿는 공항은 따로 있다.

도모데도보 공항의 긴 통로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는 다른 공항에 내린다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대로 시내행 열차를 탔다.

모스크바 공항
🚆
시내
공항
시내 (아에로엑스프레스) → 지하철 환승
소요시간40분 안팎
당시가격루블이 떨어져 있던 때라 부담이 없었다
현재가격아에로엑스프레스 편도 500루블대 · 지하철은 별도
메모지하철 표는 종이 카드였고 여러 장 묶음으로 사면 낱장보다 쌌다

아에로엑스프레스라고 부르는 직행열차이고, 지상 구간을 달린다.

공항에서 시내로 직행하는 아에로엑스프레스 열차
빨간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와 있다
파벨레츠키 역
Павелецкий вокзал · Paveletsky Railway Station
2026년 기준 운영 중 · 지하철 파벨레츠카야역과 바로 이어진다
가격
도모데도보행 아에로엑스프레스 편도 500루블 안팎
주소
파벨레츠카야 광장 1, 모스크바 (Павелецкая площадь, 1)
모스크바에는 이런 큰 기차역이 아홉 개다 · 역마다 맡는 방향이 달라서, 같은 도시에서 출발해도 어느 역인지부터 확인한다
공항 직행열차 좌석에서 찍은 사진
지상 구간을 달리는 직행열차다

루블 가치가 떨어져 있던 때라 값이 부담되지 않았다. 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도착 전에 숙소를 잡았다.

하루 만 원짜리 방이 그냥 있었다. 그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예약을 끝냈다.

열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숙소를 예약하는 화면
도착 전에 이 자리에서 방을 잡았다

계단을 내려가자 궁전이 나왔다

열차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표는 종이 카드였고, 여러 장 묶음으로 사면 낱장보다 쌌다.

손에 든 붉은색 지하철 승차권
다섯 회권부터 값이 내려간다

다 쓰면 그냥 버리면 되는 방식이라 짐도 안 됐다. 다섯 회권부터 할인이 붙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갔다.

공기부터 달랐다. 천장이 전부 둥근 아치였고, 조각이 새겨진 벽 아래로 샹들리에가 줄줄이 매달려 있었다.

궁전 같았던 모스크바 지하철 내부
걸어가면서 여기가 어디인지 몇 번을 다시 생각했다
지하철 타자마자 <와 러시아 대박!>이라고 입에서 터져나왔다.

역마다 장식이 달랐다. 청동 조각이 늘어선 역이 있었고, 모자이크가 천장을 덮은 역이 있었다.

지하철 역사 안 청동 조각상 옆에서 찍은 사진
역 안에 이런 청동상이 늘어서 있다

여기가 지하철역인지 궁전인지 몇 번을 다시 생각했다.

스무 개 나라를 도는 동안 지하철을 백 번은 탔는데 이런 데는 없었다.

모스크바 지하철
🚇
시내 전역 · 노선 14개 · 역 250개 안팎
소요시간배차 1~2분 · 러시아워에는 90초마다 들어온다
당시가격종이 카드 낱장 · 5회권부터 값이 내려간다
현재가격교통카드 「트로이카」로 1회 60루블 안팎
다른수단공항은 아에로엑스프레스, 시내는 트램과 버스가 같이 다닌다
메모1935년 개통 · 스탈린 시대 구간은 「인민을 위한 지하 궁전」이라는 표어 아래 지었다 · 마야콥스카야(1938)와 콤소몰스카야(1952)가 대표적이다

모스크바 지하철

1935년에 개통했다. 스탈린 시대에 지어진 구간이 '인민을 위한 지하 궁전'이라는 표어 아래 설계됐고, 그래서 역 자체가 관광지가 됐다.

아치 천장과 샹들리에가 늘어선 모스크바 지하철 역사
역 하나가 이렇게 생겼다

마야콥스카야역과 콤소몰스카야역이 대표적이다. 마야콥스카야는 1938년 개통한 깊은 층 기둥식 역이고, 콤소몰스카야는 1952년 개통해 천장 모자이크로 유명하다.

교통카드는 트로이카를 쓴다. 낱장 종이표보다 편하고, 역 매표소나 자동판매기에서 충전한다.

요금은 자주 바뀐다.

손에 펼쳐 든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
노선도부터 한 장 챙겼다

역만 돌아도 반나절이 간다. 환승만 하면서 건축을 구경하는 동선을 따로 짜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공항에서 시내 가는 법

모스크바에는 공항이 여러 개다. 도모데도보, 셰레메티예보, 브누코보가 각각 다른 방향에 있다.

한국에서 오는 직항은 셰레메티예보에 닿는 경우가 많다.

아에로엑스프레스가 가장 단순하다. 각 공항과 시내 기차역을 잇는 직행열차이고, 도로 상황과 무관하게 시간이 일정하다.

내린 뒤 지하철로 한 번 더 갈아탄다. 아에로엑스프레스 종점이 곧 목적지는 아니다.

종점에서 지하철 노선으로 연결된다.

모스크바 기본 정보

이 여행을 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교부는 러시아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확인 기준으로도 이 조치는 그대로다.

모스크바와 노보시비르스크는 전면 여행금지구역이 아니다.

다만 외교부는 긴급한 용무가 아니면 취소·연기를 권고한다.

최신 등급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러시아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배경은 외교부 여행경보 조정 보도자료에 정리돼 있다.

그때처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나라가 지금은 아니다.

다녀와서

여행 막바지에 도착한 도시에서 첫날부터 감탄을 했다.

그것도 관광지에서가 아니었다. 이동하려고 탄 지하철에서,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걸음이 느려졌다.

도시가 무엇을 자랑거리로 삼는지는 이런 데서 드러난다. 여기는 그걸 땅속에 지어 놨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아에로엑스프레스, 거기서 지하철로 갈아탄다.

그날 저녁에는 붉은광장에 들어가려다 막혔다.

대신 밤새 그 담을 따라 돌았다.

모스크바 · 6편 중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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