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바르셀로나 2] 투우장이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바르셀로나 여행기 · 2편
투우장이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벽돌 외벽만 남기고
4미터를 들어 올렸다.

캄프 노우에서 에스파냐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다.

그런데 그날은 걸었다. 짐도 없고 시간도 남았고, 무엇보다 도착한 도시를 지하철로만 지나가면 아무것도 안 본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한 시간 반이 이날 본 것 중 제일 기억에 남았다.

관광 지도에 없는 구간

경기장을 나와 몇 블록을 걸으니 풍경이 바로 바뀌었다.

공원의 옛 굴뚝
공장이 있던 자리를 공원으로 만들면서 굴뚝만 남겨뒀다.

관광지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사람 사는 동네가 나왔다.

좁은 골목의 건물들
발코니마다 빨래가 널려 있다.
유리로 덮인 보행로
철로 위를 덮어 만든 길이다.

그러다 폐건물 구역이 나왔다.

그래피티가 덮인 폐건물
지붕이 내려앉은 건물 앞 담장이 통째로 그래피티다.
골목에서
이 골목을 지나는 사람이 나뿐이었다.

관광 중심에서 걸어서 십 분 거리다. 도시는 어디나 이런 식으로 붙어 있는데, 지하철을 타면 이 구간이 통째로 사라진다.

넓은 도로
여기서부터 다시 정돈된 구역이다.

잠깐 몰에 들어갔다

한낮 더위를 피하려고 쇼핑몰에 들어갔다.

몰 안 푸드코트
에어컨 하나 때문에 들어가는 곳.

표를 못 구했으니 상점 구경으로 대신했다.

구단 공식 매장
경기장 안에 못 들어갔으니 유니폼은 여기서 구경했다.
마트 계산대
스페인에서 제일 흔한 마트 체인. 물과 과일을 샀다.

여행이 길어지면 마트 구경이 관광이 된다. 나라마다 진열이 다르고 값이 다르다.

에스파냐 광장

큰 로터리 하나가 나오고, 그 뒤에 벽돌 탑 두 개가 서 있었다.

분수가 있는 연못
가는 길에 있던 연못. 물색이 초록이다.

걸어가는 내내 저 탑 두 개가 기준점이 됐다.

연못과 기둥
뒤로 보이는 게 광장 방향이다.

투우장이었던 둥근 건물이 광장 한쪽에 그대로 서 있었다.

멀리 보이는 광장
왼쪽 둥근 벽돌 건물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베네치아 탑 두 개
베네치아 산마르코 종탑을 본떠 만든 탑이다. 1929년 만국박람회 때 세웠다.

광장 한복판이 로터리라 건너려면 지하도를 타야 했다.

광장 로터리
차가 계속 도는 로터리라 건너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탑과 궁전
탑 사이로 언덕 위 건물이 보인다. 저기까지 올라갈 참이었다.

누가 찍어도 이 구도가 된다.

탑 앞에서
이 각도가 이 광장의 기본 구도다.
박람회장 입구
지금도 국제 전시가 열리는 곳이다.

투우장이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광장 한쪽에 둥근 벽돌 건물이 있었다. 아치가 층층이 뚫린 붉은 외벽인데, 어딘가 이상했다.

라스 아레나스 외벽
벽돌 아치 아래에 유리와 금속 구조가 끼어 있다. 원래 건물에 없던 부분이다.

투우장이었다.

1900년에 지은 투우장이다. 카탈루냐에서 투우 인기가 식으면서 오래 비어 있다가, 2011년에 쇼핑몰로 다시 열었다.

방법이 특이하다. 1900년 벽돌 외벽만 남기고 안을 통째로 헐었다. 그리고 그 외벽을 유압잭 400개로 들어 올려 4미터 띄운 다음, 아래에 새 구조를 넣고 땅을 파 지하 주차장을 만들었다.

그래서 벽돌과 유리 사이에 그 어색한 틈이 있는 것이다. 저게 들어 올린 자국이다.

라스 아레나스 외관
옥상 전망대로 올라가는 외부 엘리베이터가 붙어 있다.
안쪽 아트리움
안에 들어가면 그냥 쇼핑몰이다. 원형이라는 것만 남았다.
라스 아레나스
Arenas de Barcelona
지금도 쇼핑몰로 운영된다
영업
매장 대체로 10:00 - 22:00 (매장별로 다름)
가격
입장 무료 · 옥상 전망대는 별도 요금
주소
Gran Via de les Corts Catalanes, 373-385, 08015 Barcelona
1900년 투우장을 개조한 쇼핑몰. 옥상이 360도 전망대다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껍데기만 남겨 속을 바꾸는 방식은 유럽 도시에서 종종 본다. 다만 이건 그중에서도 티가 나는 쪽이다. 옛것과 새것이 섞이지 않고 그냥 위아래로 붙어 있다.

언덕 아래 분수

광장에서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큰 분수가 나온다.

대로 끝의 언덕
광장에서 언덕까지 곧게 뻗은 길이다.
분수 전경
계단식 광장 맨 아래에 있다.
몬주익 마법의 분수
Font Màgica de Montjuïc
운영 요일과 시각이 계절마다 바뀐다. 중단된 시기도 있었다
가격
무료
주소
Plaça de Carles Buïgas, 1, 08038 Barcelona
음악·조명 쇼는 저녁에만 한다. 낮에는 물만 나온다
분수
낮에는 이렇게 물만 나온다.
분수와 궁전
뒤에 보이는 건물이 국립궁전이다.

이 분수가 유명한 건 밤에 음악과 조명을 맞춰 쇼를 하기 때문이다. 낮에 가면 그냥 큰 분수다.

분수 앞에서
물 근처가 그나마 시원했다.

이걸 알면서도 낮에 온 이유는 단순하다. 이날 저녁에 다른 데 있을 예정이었고, 다음 날은 이 도시를 떠나기 때문이다.

여행이 짧으면 이런 걸 계속 포기하게 된다.

걸어서 지난 구간

이 분수 뒤 계단을 올라가면 미술관이 하나 있다. 거기서 두 시간을 보냈다. 다음 편에 적는다.

*불이 켜진 상점 거리*

바르셀로나 · 6편 중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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