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바르셀로나 2] 투우장이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4미터를 들어 올렸다.
캄프 노우에서 에스파냐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다.
그런데 그날은 걸었다. 짐도 없고 시간도 남았고, 무엇보다 도착한 도시를 지하철로만 지나가면 아무것도 안 본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한 시간 반이 이날 본 것 중 제일 기억에 남았다.
관광 지도에 없는 구간
경기장을 나와 몇 블록을 걸으니 풍경이 바로 바뀌었다.

관광지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사람 사는 동네가 나왔다.


그러다 폐건물 구역이 나왔다.


관광 중심에서 걸어서 십 분 거리다. 도시는 어디나 이런 식으로 붙어 있는데, 지하철을 타면 이 구간이 통째로 사라진다.

잠깐 몰에 들어갔다
한낮 더위를 피하려고 쇼핑몰에 들어갔다.

표를 못 구했으니 상점 구경으로 대신했다.


여행이 길어지면 마트 구경이 관광이 된다. 나라마다 진열이 다르고 값이 다르다.
에스파냐 광장
큰 로터리 하나가 나오고, 그 뒤에 벽돌 탑 두 개가 서 있었다.

걸어가는 내내 저 탑 두 개가 기준점이 됐다.

투우장이었던 둥근 건물이 광장 한쪽에 그대로 서 있었다.


광장 한복판이 로터리라 건너려면 지하도를 타야 했다.


누가 찍어도 이 구도가 된다.


투우장이 쇼핑몰이 되어 있었다
광장 한쪽에 둥근 벽돌 건물이 있었다. 아치가 층층이 뚫린 붉은 외벽인데, 어딘가 이상했다.

투우장이었다.
1900년에 지은 투우장이다. 카탈루냐에서 투우 인기가 식으면서 오래 비어 있다가, 2011년에 쇼핑몰로 다시 열었다.
방법이 특이하다. 1900년 벽돌 외벽만 남기고 안을 통째로 헐었다. 그리고 그 외벽을 유압잭 400개로 들어 올려 4미터 띄운 다음, 아래에 새 구조를 넣고 땅을 파 지하 주차장을 만들었다.
그래서 벽돌과 유리 사이에 그 어색한 틈이 있는 것이다. 저게 들어 올린 자국이다.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껍데기만 남겨 속을 바꾸는 방식은 유럽 도시에서 종종 본다. 다만 이건 그중에서도 티가 나는 쪽이다. 옛것과 새것이 섞이지 않고 그냥 위아래로 붙어 있다.
언덕 아래 분수
광장에서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큰 분수가 나온다.




이 분수가 유명한 건 밤에 음악과 조명을 맞춰 쇼를 하기 때문이다. 낮에 가면 그냥 큰 분수다.

이걸 알면서도 낮에 온 이유는 단순하다. 이날 저녁에 다른 데 있을 예정이었고, 다음 날은 이 도시를 떠나기 때문이다.
여행이 짧으면 이런 걸 계속 포기하게 된다.
이 분수 뒤 계단을 올라가면 미술관이 하나 있다. 거기서 두 시간을 보냈다. 다음 편에 적는다.
*불이 켜진 상점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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