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 런던 6] 그날 다리를 네 번 건넜다

런던 여행기 · 6편
그날 다리를
네 번 건넜다.
강을 따라 걸으면
다음 다리가 계속 나온다.
강 건너로 두 개의 탑이 솟은 도개교가 보인다
강 건너로 타워브리지. 탑이 두 개 솟아 있다.

세인트폴에서 나와 강 쪽으로 내려갔다. 다리가 하나 더 있었다.

세 번째 다리를 건넜다

보행자 다리 위에서 찍은 셀카 뒤로 뾰족한 고층 건물이 보인다
뒤로 뾰족한 게 샤드다.

그날 아침부터 강을 계속 왔다 갔다 했다.

처음에는 웨스트민스터에서 남쪽으로 건넜고, 사우스뱅크를 걷다가 워털루 다리로 다시 북쪽으로 왔고, 이번이 세 번째다.

보행자 전용 다리 위로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간다
다리 위가 계속 사람이었다.

다리 위에 사람이 계속 지나갔다. 차가 안 다니니 폭 전체를 사람이 쓴다.

다리 너머로 돔이 얹힌 성당이 정면으로 보인다
다리 끝에 성당 돔이 정면으로 놓여 있다.

뒤를 돌아보니 성당이 정면에 있었다. 방금 나온 그 성당이다.

다리와 성당이 일직선으로 놓여 있다. 다리를 놓을 때 그 축을 맞춘 것이다.

북쪽 끝에 삼백 년 된 돔이 있고 남쪽 끝에 발전소를 개조한 미술관이 있다. 그 사이를 이 다리가 잇는다.

다리를 건너니 골목이었다

조명이 들어온 아치 통로 안에서 찍은 셀카
철도 아래 아치 통로. 조명이 보라색이었다.

남쪽에 내려서 동쪽으로 걸었다. 철도 아래를 지나는 아치 통로가 나왔다.

런던 남쪽은 철도 고가가 도시를 가로지른다. 그 아래 아치마다 가게나 통로가 들어가 있다.

골목에 범선이 서 있었다

돛대가 여러 개 선 목조 범선과 그 앞에 선 사람
GOLDEN HINDE II.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갤리언선 복원선이다.

골목을 돌았더니 배가 있었다. 나무로 만든 범선인데 돛대가 세 개 서 있었다.

십육 세기에 세계를 한 바퀴 돈 배를 그대로 만든 것이다. 원래 배는 오래전에 없어졌고 이건 복원선이다.

건물 사이에 배가 끼어 있었다. 강가도 아니고 건물들 안쪽 좁은 도크에 들어와 있다.

리스본에서 대항해시대 기념비를 봤다. 거기서는 돌로 만든 뱃머리에 사람들이 조각돼 있었다. 여기는 실제 크기의 배가 골목에 서 있다.

같은 시대를 두 나라가 다르게 기념한다. 한쪽은 기념비를 세웠고 한쪽은 배를 만들어 띄웠다.

시장이 나왔다

시장 입구에 매달린 육각형 간판
BOROUGH MARKET, No.1 CATHEDRAL STREET.

조금 더 가니 시장 입구가 나왔다. 간판이 육각형으로 매달려 있었다.

버로우 마켓이다. 천 년 가까이 이 자리에서 열린 시장이고 지금은 먹거리 시장으로 유명하다.

붉은 차양 아래로 노점이 이어지고 사람들이 지나간다
OLD THAMESIDE INN. 붉은 차양 아래로 노점이 이어졌다.

붉은 차양 아래로 노점이 이어졌다. 치즈, 빵, 고기, 과일 가게가 붙어 있고 사람이 빽빽했다.

먹고 싶은 게 많았는데 안 샀다. 값이 관광지 값이었고, 배낭여행 두 달 반째에 그 값을 내는 손이 잘 안 움직였다.

고딕 양식 석조 성당과 그 옆 나무들
시장 옆 서더크 대성당.
시장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 있고 담벼락 너머로 성당이 보인다
시장 광장. 담벼락 너머가 성당이다.

시장 옆에 성당이 있었다. 시장이 성당 담벼락에 붙어서 선다.

옛날 시장은 대개 이랬다. 사람이 모이는 데가 교회 앞이었고 거기서 물건을 팔았다.

아치 통로 위에 시장을 찾아준 것에 감사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나가는 쪽 아치에 THANK YOU FOR VISITING BOROUGH MARKET.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
지금도 런던 대표 먹거리 시장이다. 주말이 제일 붐빈다
가격
입장 무료 · 음식값은 관광지 수준
주소
8 Southwark St, London SE1 1TL
천 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서 열린 시장. 지금은 치즈·빵·고기·즉석 먹거리 중심이다

유리 조각처럼 생긴 건물

유리로 덮인 뾰족한 초고층 건물
샤드. 유리로 덮인 뾰족한 덩어리다.

고개를 드니 뾰족한 유리 건물이 있었다. 샤드다.

내가 갔을 때 지어진 지 몇 년 안 된 건물이었다. 서유럽에서 제일 높다.

이름이 파편이라는 뜻이다. 유리 조각을 세워놓은 것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른다.

이 도시는 층높이 규제가 오래 있었다. 성당 돔보다 높이 못 짓게 했는데 그게 풀리면서 이런 게 섰다. 아침에 본 시계탑과 이 건물이 같은 도시에 있다.

지붕이 유리인 통로

유리 아치 지붕이 덮인 긴 실내 통로
헤이즈 갤러리아. 유리 아치가 통로를 덮고 있다.

강 쪽으로 내려가니 유리 지붕이 덮인 긴 통로가 있었다. 양옆이 벽돌 건물이고 그 위를 유리 아치가 덮고 있다.

원래 배가 들어오던 도크였다. 물을 메우고 지붕을 씌워서 상가로 바꿨다.

통로 가운데 놓인 배 모양 금속 조각 앞에서 찍은 셀카
가운데 놓인 금속 조각. 배 모양이다.

가운데에 배 모양 조각이 있었다. 금속으로 만든 것인데 물이 흐르고 일부가 움직인다.

벽에 붙은 타원형 명판
HAY'S GALLERIA 명판.

벽에 명판이 붙어 있었다. 이런 명판이 런던에는 아주 많다. 건물마다 누가 살았고 뭐가 있었는지 붙여놓는다.

강에 군함이 떠 있었다

강에 정박한 회색 군함
HMS 벨파스트. 만국기가 걸려 있었다.

강에 회색 군함이 정박해 있었다. 도심 한복판에 진짜 군함이 떠 있는 것이다.

이차대전에 참전한 순양함이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쓴다. 안에 들어가 함내를 볼 수 있다.

여기도 안 들어갔다. 그날은 시간이 없었고, 앞 편에서 성당에 들어간 걸로 그날의 유일한 입장이 끝났다.

네 번째 다리가 보였다

도개교를 배경으로 강변에서 찍은 셀카
강변에서 타워브리지를 등지고.

강변을 따라 걸으니 다리가 커졌다. 두 개의 석조 탑이 서 있고 그 사이를 파란 철골이 잇는다.

타워브리지다. 런던 다리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이고, 사진으로 보던 그 다리다.

이 다리는 배가 지나갈 때 가운데가 열린다. 백 년 넘게 그렇게 하고 있고 지금도 한 달에 여러 번 연다.

다리 위에 올라갔다

다리 위 파란 철골 구조와 그 아래 통로
다리 위. 파란 철골이 머리 위로 지나간다.
타워브리지
Tower Bridge
지금도 열린다. 개폐 시각이 공식 사이트에 공개된다
가격
다리 위 보행·차도 통행은 무료 · 탑 안 전시와 유리 바닥 통로는 유료
주소
Tower Bridge Rd, London SE1 2UP
십구 세기 말에 지은 도개교. 배가 지나갈 때 가운데 상판이 들린다. 철골 겉을 석조로 감쌌다

다리 위로 올라가 건넜다. 그날의 네 번째다.

파란색으로 칠한 철골 아치와 석조 탑
파란 철골과 석조 탑이 붙어 있다.

철골이 파란색이었다. 석조 탑은 중세 성처럼 생겼는데 그 사이를 잇는 건 철이고 색이 파랗다.

십구 세기 말에 지었다. 그때는 철이 새 재료였는데, 주변 건물과 어울리게 하려고 겉을 돌로 감쌌다. 안은 철이고 밖은 돌이다.

보도에 박힌 금속 명판 앞에서 찍은 셀카
강 파노라마. 옆에 다리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바닥에 명판이 박혀 있었다. 다리를 걷다 보면 이런 게 계속 나온다.

타워브리지

다리를 건너는 것 자체는 공짜다. 유료인 건 탑 안 전시와 위쪽 유리 바닥 통로다.

다리가 열리는 시각이 미리 공개되니 맞춰 가면 상판이 들리는 걸 볼 수 있다. 하루에 몇 번 안 열린다.

사진은 다리 위보다 강변에서 조금 떨어져 찍는 게 낫다. 위에서는 탑이 다 안 들어온다.

버로우 마켓

값이 싼 시장은 아니다. 장을 보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먹어보러 가는 곳이다.

시식을 주는 가게가 많다. 치즈나 잼은 맛보고 살 수 있다.

런던 브리지역에서 걸어서 삼 분이다. 세인트폴에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 걸어와도 이십 분 남짓이다.

강을 네 번 건넜다

그날 강을 네 번 건넜다. 웨스트민스터에서 남쪽으로, 워털루에서 북쪽으로, 밀레니엄에서 다시 남쪽으로, 타워브리지에서 북쪽으로.

지도를 보면 강을 사이에 두고 갈지자로 움직였다. 효율만 보면 한쪽 강변을 쭉 걷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도시는 볼 게 강 양쪽에 나뉘어 있다. 궁전과 성당은 북쪽이고 극장과 미술관은 남쪽이다. 그래서 계속 건너게 된다.

다리가 그 도시의 뼈대라는 걸 그날 걸으면서 알았다. 다리 이름을 다 외우게 된 도시는 런던이 처음이었다.

다음 편이 마지막이다.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공항으로 갔다.

런던 · 7편 중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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