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홍콩 1] 인천공항에서 3시간 반, 첫 해외여행이 세계일주였다

홍콩 여행기 · 1편
90일짜리 여행의 첫 교통편은
집 근처 공항버스였다.
12,000원 내고 올라탔더니
그때부터 심장이 뛰었다.

첫 도시는 홍콩이었다. 스물세 나라 중에 공부하고 간 도시는 여기 하나뿐이다.

떠나기 전에 밥부터 먹었다

흰 접시에 담긴 중식 볶음면, 새우와 목이버섯과 숙주가 섞여 있다
출발 전 짜장면부터 혼내준다

출발하는 날 아침, 중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코스로 나왔다.

새우와 목이버섯과 숙주가 섞인 볶음면이 먼저 나왔다.

꽈리고추를 얹은 완자, 아몬드를 뿌린 새우 요리, 완두콩이 박힌 걸쭉한 요리가 이어졌다.

붉은 소스에 꽈리고추를 얹은 완자 요리
이건 난자완스
붉은 소스에 아몬드 슬라이스를 올린 새우 요리
이야 이건 못 참지

접시가 나올 때마다 사진부터 찍었다.

열다섯 장이나 찍었다.

한동안 못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도시가 홍콩이었다.

물론 한국 중화요리랑은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세계일주의 첫 교통편은 공항 리무진 12,000원이었다

공항 리무진 영수증, 인천국제공항까지 12,000원
세계일주 첫 교통비, 12,000원

밥을 먹고 공항 리무진을 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12,000원.

긴 여행의 첫 교통편이 시내버스보다 조금 비싼 공항버스였다.

배낭을 트렁크에 밀어 넣고 자리에 앉았다.

창밖으로 익숙한 동네가 지나가는데 이미 기분이 붕 떠 있었다.

국내선도 아니고 국제선이다. 그것도 90일짜리.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인천공항 홍콩익스프레스 체크인 카운터 J8, J9
J8과 J9. 여기서 배낭을 부쳤다

홍콩익스프레스 카운터는 J8과 J9였다. 줄을 서서 배낭을 부치고 탑승권을 받았다.

홍콩익스프레스 UO619 탑승권, 12시 55분 인천발 홍콩행, 132번 게이트
볼펜으로 적어준 마감시간 12:30

UO 619. INCHEON — HONG KONG. 12:55 출발. 132번 게이트.

직원이 볼펜으로 "마감시간 12:30"이라고 적어줬다.

탑승권 아래쪽엔 출발 20분 전에 게이트가 닫힌다고 영어로도 적혀 있었다.

나중에 스리랑카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나서야 이런 문구를 제대로 읽게 된다.

첫 해외여행이라 절차 하나하나가 낯설었다. 짐 무게를 재는 것도, 여권을 내미는 것도 다 처음이었다.

그래서 홍콩 일정은 철저하게 계획했다.

몇 시에 어디를 가고 뭘 먹을지 다 메모하고 갔다.

뒤에 나올 나라들은 모르겠고 오늘 가는 홍콩 계획만 짜왔다. (어떻게든 되겠지)

이후로는 매일 새벽 2시까지 다음 여행지를 조사하다가 늦잠을 자게 된다.

두근두근 신이 났다.

게이트까지 걸어가는 길

인천공항 면세구역에서 현악기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들
내가 출국한다고 이런 것까지

출국 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화장품 매장 앞에 그랜드피아노가 놓여 있고, 바이올린과 첼로를 든 사람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다.

오늘 이런 이벤트도 하는구나.

내가 출국한다고 이렇게까지 해주다니.

한참을 서서 봤다.

132번 탑승구 표지판과 유리창 너머 활주로
무빙워크를 두 번 타고도 한참 더 걸었다

132번 게이트는 101–132 구간의 맨 끝이었다.

무빙워크를 두 번 타고도 한참을 더 걸었다.

도착하니 유리창 너머로 활주로가 넓게 보였다.

132번 게이트 자체가 저가항공의 상징 같다.

표값이 싼 비행기일수록 먼 게이트로 배정되는 것 같다.

기내식이 없는 비행기

기내 판매 컵라면 메뉴, 세 종류 모두 HKD 25
컵라면 하나에 3,500원

자리에 앉고 나서야 이 비행기에 기내식이 없다는 걸 알았다.

앞 좌석에 꽂힌 메뉴판에 컵라면 세 종류가 있었다.

합미도 해물, 신라면 새우맛, 후쿠 버섯채소. 전부 HKD 25였다.

당시 환율로 3,500원쯤이다. 컵라면 하나에 3,500원.

아침에 코스 요리를 먹고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엔 이것도 자주 사먹게 된다. 비행기에서 먹는 라면이 은근 맛있다.

저가항공은 좌석만 파는 회사라는 걸 이때 배웠다.

창밖에 섬이 흩어져 있었다

착륙 직전 창밖으로 보이는 홍콩 앞바다의 섬들
이 아래 어딘가가 홍콩이다

세 시간 반쯤 지나자 창밖 아래로 바다가 나타났다.

섬이 여러 개 흩어져 있고 그 사이에 활주로가 길게 뻗어 있었다.

비행기가 공항 위를 한 번 지나쳐 선회했다.

산과 바다 사이에 아파트가 늘어선 홍콩 해안
해안가 주위로 건물이 너무 잘 보인다

내려가면서 해안이 가까워졌다.

산이 바다까지 밀고 내려와 있고, 그 좁은 틈에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었다.

한국 신도시랑 비슷한데 배산임수다. 휴양지인가 싶었다.

땅이 좁다는 말을 이때 눈으로 봤다. 홍콩이 왜 위로만 올라가는 도시인지, 착륙하기 전에 이미 답이 나와 있었다.

홍콩 입국신고서 양식
내리기 전에 미리 써두라고 나눠준다

인천에서 홍콩, 첫 비행 실전 정보

인천
홍콩
인천공항 제1터미널 탑승동(101–132 게이트)
홍콩국제공항
소요시간3시간 30분 ~ 4시간 · 직선거리 약 2,000km
항공편홍콩익스프레스 (저가항공)
당시가격집 앞에서 공항까지 리무진 12,000원
현재가격편도 10만원대부터 · 저가항공 특가는 더 아래
기내식없다 — 컵라면 25HKD, 당시 환율로 3,500원
메모게이트 마감은 출발 20분 전. 101–132 게이트는 셔틀트레인을 타야 해서 이동에만 20분이 넘는다

비행시간은 3시간 30분에서 4시간이다. 인천에서 홍콩까지는 직선거리 약 2,000km다.

오전에 출발하면 홍콩에 오후 도착이라 첫날 반나절을 쓸 수 있다.

저녁 출발편은 도착이 밤이라 첫날이 통째로 날아간다.

짧은 일정이면 오전 출발편의 값어치가 표값 차이보다 크다.

기내 창밖에 서 있는 티웨이 항공기
창밖에 다른 비행기가 서 있다

저가항공은 좌석만 판다. 기내식·수하물·좌석 지정이 전부 따로 계산된다.

표만 보고 싸다고 결제하면 위탁수하물을 붙이는 순간 가격이 올라간다.

배낭 하나로 다니면 기내 반입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예약 전에 무료 기내 반입 규정을 먼저 확인하는 게 이득이다.

기내에서 파는 컵라면·음료는 공항 편의점보다 두세 배 비싸니 탑승 전에 물 한 병은 사두는 게 낫다.

인천공항 게이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활주로와 계류 중인 여객기들
132번 게이트 유리창 너머
인천공항 제1터미널 탑승동
Incheon Airport Terminal 1 Concourse (Gates 101–132)
운영 중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공항로 272,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저비용항공사가 주로 배정되는 구역. 출국심사를 마친 뒤 셔틀트레인을 타야 하고 이동에만 20분이 넘는다. 게이트 마감은 출발 20분 전

게이트 마감은 출발 시각이 아니다. 탑승권에 인쇄된 대로 출발 20분 전에 닫힌다.

인천공항 101–132번 게이트는 셔틀트레인을 타야 하는 탑승동에 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도 이동에만 20분 넘게 걸린다.

면세점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면 게이트 번호부터 확인하고 역산하는 게 안전하다.

공항버스와 공항철도 중에 고른다.

수도권 외곽에서 출발하면 리무진이 환승 없이 한 번에 가서 배낭 메고 다니기 편하다.

서울 도심이면 공항철도가 더 빠르고 싸다.

캐리어가 크거나 새벽 출발이면 버스, 시간이 촉박하면 철도 쪽이다.

구름 위를 나는 비행기 날개
구름 위

다녀와서

국제선을 타본 게 그날이 처음이었다.

비행기로 국경을 넘는다는 게 그렇게 떨릴 줄 몰랐다.

집 근처에서 12,000원짜리 버스를 탔고, 공항에서는 컵라면 값에 놀랐다.

남들 눈엔 별것 아닌 하루였겠지만 나한테는 전부 처음이었다.

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이미 신이 나 있었다.

그래서 이 편을 1편으로 남긴다. 90일의 시작은 집 앞 공항버스 한 대였다.

여기 내려서 옥토퍼스 카드부터 샀다

다음 편에서는 입국 심사를 통과하자마자 옥토퍼스 카드부터 산다.

보증금 포함 150홍콩달러, 그리고 표 끊는 것부터 헤맸던 이야기.

홍콩 · 7편 중 1편
#홍콩 #홍콩여행 #홍콩자유여행 #홍콩익스프레스 #인천홍콩비행시간 #공항리무진 #저가항공 #배낭여행 #세계일주 #첫해외여행 #홍콩국제공항 #저비용항공사 #홍콩여행코스 #홍콩가볼만한곳 #홍콩배낭여행 #홍콩여행기 #홍콩혼자여행 #홍콩맛집 #홍콩음식 #홍콩먹거리 #홍콩교통 #홍콩대중교통 #홍콩물가 #홍콩여행경비 #홍콩산책 #홍콩풍경 #90일세계일주 #퇴사여행 #혼자여행 #세계일주루트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90일간의 세계여행 - 배낭 메고 23개국

[중국 · 홍콩 3] 피크트램 줄 얼마나 길까, 한 시간 서보고 내린 결론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 3] "팬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갈래?" 말레이시아에서 낯선 사람 차 타고 따라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