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 에디르네 2] 셀리미예 자미, 블루모스크보다 아름다웠던 이유
여기가 더 아름답다고 적었다.
최고의 걸작이라 부른 모스크였다.
터키의 마지막 도시 에디르네에는 미마르 시난이 스스로 자기 최고의 걸작이라 불렀던 모스크가 있다. 오스만 제국의 옛 수도에 세운 셀리미예 자미,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그 사원 안에 서서 나는 이스탄불에서 본 블루모스크보다 이곳이 더 아름답다고 적었다.
회복의 하루, 에디르네
며칠째 발이 부르트고 지하철역에서 엉뚱한 출구로 나오길 반복하던 참이었다.
새벽에 도착해 한숨 자고 일어나니 몸이 풀렸다. 그제야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골목을 따라 나오니 끝에 작은 광장이 있었고, 한가운데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었다. 물줄기 앞에서 브이 자를 그리며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작은 마을 특유의 여유가 좋았다.

미나레트 네 개가 먼저 보인다

몸이 풀리자 곧장 셀리미예 자미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첨탑이 보였다. 미나레트가 네 개인데 하나가 70.89m다.
오스만이 지은 미나레트 중 가장 높은 축에 든다.
에디르네가 오스만 제국의 옛 수도였다는 것도 그 앞에 서니 실감이 났다.
문턱에서 신발을 벗었다

입구 바닥에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신발에 빗금이 그어진 그림과 `TAKE SHOES OFF`.
이스탄불에서도 모스크에 들어가려고 신발을 벗었다. 그때는 그게 낯선 일이었는데 여기서는 손이 먼저 움직였다.
문턱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신발을 들고 맨발로 넘어갔다.
블루모스크보다 예뻤던 모스크 내부

내부에 들어선 순간 압도됐다. 붉은 벽돌 무늬 아치와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들어오는 빛, 천장을 가득 채운 거대한 돔까지, 이스탄불에서 본 블루모스크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모스크보다 더 예쁜 느낌을 준다"고 그날 그대로 적어뒀을 정도다.

돔을 받치는 기둥이 여덟 개다. 벽을 최대한 비워 안이 하나의 통짜 공간으로 보인다.

가운데 목조 난간을 두른 이층 단이 하나 솟아 있다. 뮈에진이 저기 올라가 예배를 선창한다.
맨발로 카펫 위를 걸어 다녔다. 사람이 많은데도 소리가 울리지 않았다.
더 오래된 사원의 거대한 캘리그래피

다음으로 들른 곳은 셀리미예보다도 더 오래된 사원, 에스키 자미(Eski Camii)였다. 튀르키예어로 '에스키'는 오래됐다는 뜻인데, 1414년에 지어져 셀리미예보다 한 세기 이상 앞선 건물이다.
이 사원의 매력은 외관보다 벽면에 있었다. 안팎 벽 곳곳에 알라와 무함마드를 뜻하는 아랍어 캘리그래피가 사람 키의 몇 배 크기로 그려져 있었다. 그 거대한 글씨 아래 서니 내 몸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셀리미예 자미
셀리미예 자미는 술탄 셀림 2세의 명으로 미마르 시난이 1568년에 착공해 1575년에 끝냈다. 7년 걸렸다.
시난은 이 모스크를 자기 최고작으로 꼽았다.
부속 시설(퀼리예)까지 묶어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돔 지름 31.28m, 높이 42.25m를 기둥 여덟 개가 받친다. 미나레트는 네 개이고 각 70.89m다.
지금도 무료로 개방돼 있지만, 정해진 개관 시간은 없다. 대신 하루 다섯 번 예배 시간마다 30~45분씩 문을 닫는다(지금 확인, selimiyecamii.com). 여름철에는 저녁 8시 넘어서까지 열려 있다고 하니, 낮 시간을 놓쳐도 저녁에 다시 가볼 만하다. 에스키 자미가 걸어서 10분 안쪽이라 나는 묶어서 봤다.
에디르네 기본 정보
에디르네는 이스탄불에서 서쪽으로 약 230km 떨어진 국경 도시로, 시외버스로 3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오스만 제국 초기 수도였던 만큼 셀리미예 자미, 에스키 자미, 위치 셰레펠리 자미까지 도보권에 모여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그리스 쪽으로 국경을 넘을 계획이라면 에디르네를 마지막 경유지로 삼는 여행자가 많다.
이스탄불에서 오는 시외버스는 Busbud 예매 페이지 기준 편도 16~18달러 선이다(지금 확인).
큰 사건 없이 지나간 하루
큰 사건 없이 지나간 하루였다. 돌아보면 그게 오히려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며칠 쌓인 피로를 풀고 나서야 셀리미예 자미의 감상도, 에스키 자미의 거대한 글씨도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이스탄불에서 블루모스크를 보고 며칠 만에 여기 온 게 운이 좋았다. 순서가 반대였으면 셀리미예가 덜 보였을 것 같다.
로마토탈워와 이순신을 아는 친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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