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마카오 2] 카지노 입구마다 금색 사자가 앉아 있었다
그대로 간판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내려다봤다.
배에서 내려 무료 셔틀버스를 탔다. 카지노들이 손님을 실어 나르려고 공짜로 굴리는 버스다.

물 건너 늘어선 카지노들
도착해 카지노로 가는 무료 셔틀을 잡아탔다.
마카오에선 카지노마다 페리터미널과 공항까지 공짜 셔틀을 돌린다.
물 건너로는 마카오의 카지노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황금 연꽃 모양의 그랜드 리스보아가 단연 눈에 띄었다.
카지노와 리조트가 이렇게 통째로 도시를 이룬다는 게, 라스베이거스도 안 가본 나에겐 그 자체로 구경거리였다.

연꽃 옆으로는 물결처럼 안으로 휜 구릿빛 건물이 서 있었다. 윈 마카오였다.
오른쪽 물가에는 디올 매장이 나란히 두 칸 붙은 쇼핑몰이 있었고,
왼쪽으로는 다리 하나가 호수를 가로질러 길게 놓여 있었다.
호텔과 명품 매장과 다리가 한 화면에 다 들어오는데, 정작 사람은 거의 안 보였다.
카지노마다 지키는 사자상
카지노마다 입구엔 커다란 조형물이 버티고 있었다.

시티 오브 드림스 입구엔 붉은 구슬을 문 청동빛 사자상이,
MGM 앞엔 온몸이 금색인 거대한 사자상이 앉아 있었다.
온통 금색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한참을 구경했다.

가까이서 보면 갈기는 통짜가 아니었다.
칼날 같은 조각을 수십 개 꽂아 만들었다.
앞발은 구슬 하나를 지그시 누르고 있었고, 받침대 가장자리에는 조명이 빙 둘러 박혀 있었다.
밤에는 저 조명이 아래에서 갈기를 쏘아 올린다.
등 뒤는 통째로 담쟁이 벽이라, 청동빛과 초록이 정면으로 붙어 있었다.

MGM 쪽은 아예 야외 한복판이었다.


자주색 유리를 물결치듯 붙인 건물 앞에, 화강암 원형 단을 딛고 사자가 앉아 있었다.
발치에 조명이 여러 대 박혀 사자만 노려보고 있었고, 옆으로 지나가는 어른과 아이가 사자 앞발께에도 못 미쳤다.
사자상만 금색인 건 아니었다.


어느 카지노 로비엔 황금 양이 바위 위에 올라서 있었다.
마카오 카지노는 정말이지 금색을 좋아했다.

원통형 로비 한가운데였다.
벽까지 금색 타일로 두른 방에, 금색 바위를 딛고 뿔이 둥글게 말린 양이 한 발을 들고 서 있었다.
표면이 잘게 반짝이는 게 금박을 조각조각 붙인 것 같았다.
왜 하필 양인가 싶었다. 그해가 양의 해였다.
그해 내내 저 자리를 지켰다.
이름이 곧 간판인 거리
카지노 구역을 걷다 보면 건물 이름을 외우게 된다.
간판이 곧 건물이기 때문이다.
StarWorld, MGM, Wynn, Grand Lisboa가 각각 제 이름을 건물 꼭대기에 붙이고 서 있다.

그중 그랜드 리스보아는 모양부터 달랐다. 연꽃 봉오리를 세워 놓은 것처럼 층층이 벌어져 있었다.

낮에 봐도 눈에 띄는데 밤에는 여기가 통째로 조명이 된다고 했다.
어떤 건물은 외벽이 거울이었다. 하늘이 통째로 비쳐서 건물 자체가 하늘색으로 보였다.

도로도 넓었다. 버스와 택시가 손님을 실어 나르라고 낸 길이지 걷는 길은 아니었다.

실제로 걷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들 셔틀에서 내려 건물로 바로 들어갔다.
나는 그 사이를 걸어 다녔고, 그래서 이 도시가 얼마나 사람을 안 걷게 설계했는지 알게 됐다.
*광장에서 들려온 첼로 연주*
*쇼핑몰 한가운데서 벌어진 공연*
무료 셔틀 이용법
카지노마다 자기 셔틀을 굴린다. 페리 터미널과 공항에서 주요 카지노까지 무료로 태워 준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탈 수 있다.
노선부터 본다. 가고 싶은 카지노의 셔틀을 타고, 내려서 다른 카지노 셔틀로 갈아타면 구역이 이어진다.
돌아올 때도 같은 셔틀을 쓴다. 페리 터미널행 셔틀이 각 카지노 앞에 선다.
배 시간에 맞춰 타면 교통비가 들지 않는다.
운행 간격이 짧다. 대체로 십오 분에서 삼십 분 간격이라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카지노 구역 도는 순서
마카오 반도와 코타이가 나뉜다. 그랜드 리스보아·윈·MGM은 반도 쪽이고, 베네시안·시티 오브 드림스는 코타이 쪽이다.
둘 사이도 셔틀로 이동한다.
한 곳에서 오래 걷는 게 낫다. 건물 하나가 워낙 커서, 여러 곳을 찍고 다니면 이동만 하다 끝난다.
들어가는 데 돈이 안 든다. 카지노 입장은 무료이고 로비와 상점가는 그냥 구경할 수 있다.
게임장 안에서는 촬영이 금지된다.
여권을 들고 다닌다. 게임장 입장에는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 구경만 할 계획이어도 챙기는 게 낫다.
다녀와서
이 도시는 건물이 곧 도시였다.
거리를 걷는다는 감각이 없었다. 셔틀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고, 안에서 한참 걷다가 다시 셔틀을 탄다.
그래서 밖에서 본 풍경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물 건너 줄지어 선 건물들과, 입구마다 앉아 있던 금색 사자들.
다음 편은 그중 한 곳 안이다. 실내인데 하늘이 있었고, 그 아래로 배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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